기어오는 혼돈이 겹쳐보이는 달의 여왕님 - 나설 때예요! 카구야 님 1 [REVIEW]

나설 때예요! 카구야 님 1

出番ですよ! カグヤさま 1

저자

아이소라 만타

삽화

펄프 피로시

번역

곽형준

장르

SF, 판타지, 러브코미디, 코미디

출판사/레이블

영상출판미디어 / 노블엔진

출간일

2017.09.01

총 페이지 수

312쪽

가격(정가)

7,000원



그것도 헛수고였다 하여도

그대와 함께 그대의 고향에서 스러진다면

소녀의 생애에 한 점 후회 없을 것이야.

제5장 녀석은 무자비한 달의 여왕 中 


*종이책 단행본으로 읽었습니다.*


「공식 줄거리」


“소녀는 카구야 ∀ 하인라인. 달을 다스리는 여왕이다. ──전직, 이지만.”
어느 날, 하세쿠라 유타의 앞에 별똥별과 함께 떨어진 미소녀 카구야. 「흑과학」의 사용자인 그녀는
달에서 벌인 실정으로 말미암아 여왕직에서 탄핵받아 지구로 추방당하였다.
카구야를 어떻게든 달로 돌려보내려고 결의하는 유타. 그러기 위해서는 선행을 쌓아야만 하지만.
목표 선행치 : 100
현재 선행치 : 마이너스 530000
“몇 만 광년 들일 셈인데!?”
“광년은 시간이 아니라 거리야.”
그런 그들 앞에 카구야를 노리는 달의 암살자가 나타나는데──.
달의 여왕과 지구의 소년이 만나,
세상에서(S) 제일 파렴치(F)한 루나틱 러브코미디가 시작된다!



「목차」


서장
제1장 달에서 버려진 소녀
제2장 지구의 긴 밤
제3장 수업을 제지하는 날
제4장 유년기의 끝, 시작되는 침략
제5장 녀석은 무자비한 달의 여왕
결말



「리뷰」



《별점》
[6/10]


 아이소라 만타, 라고 한다면 결국 냐루코가 떠오르는 건.
 아이소라 만타가 냐루코 이상의 작품을 뽑아내지 못했던 뜻이다.

 12권이나 쓴 냐루코에 비해, 다른 작품들의 연재권수는 처참한 수준.
 냐루코양의 인기가 무색하게도, 다섯 권을 넘기는 작품이 전무하다.

 본작은 그런 작가의 최대 히트작이자 반쯤 유일한 대표작인 냐루코를 어느 정도 비슷하게 다시 써보고자 노력한 게 보이는 작품이나. 실제로 냐루코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그게 너무 과할 정도로 냐루코만이 떠오르는, 그런 작품이다.


 만담과 코미디스러운 헛소리, 머리가 아득해지는 몇몇 장면들과 작품에 아주 짙게 깔려있는 패러디들. 이런 건 둘째치더라도, 기본적인 전개가 냐루코 양의 그것이다. 캐릭터조차도 그러한데, 카구야와 유타 전부 냐루코의 향이 무척이나 진하다.

​ 그 조형, 디자인들은 맘에 들었지만, 거기까지.

 히로인인 달의 여왕- 카구야는 크툴루 요소를 빼버리고, 말투만 조금 바꾼 냐루코 그 자체.
 주인공인 유타는 애초에 냐루코 뿐만 아니라 아이소라 만타 작품에 등장하는 '여자애로 보이기도 하는 중성적인 남자 주인공' 그 자체.

 애초에 냐루코 세계관에 그대로 쑤셔박아도 이질감이 없을 정도다. 특히 카구야의 경우에는 유타에게 노골적으로 들이대며 유혹하는 그 모습이 정말 냐루코의 그것과 완전히 겹쳐보이는지라. 쓴웃음마저 나온다.


 그런 캐릭터로 전개하는 스토리란 것도..

 갑자기 주인공의 앞에 툭 등장해버린 SF적인 존재의 히로인.

 주인공에게 반한 적극적인 히로인과의 꽁냥꽁냥 코미디스러운 일상.

 그리고 그런 일상을 방해하는 여러 (진지하지 않은) 위기들과 이를 돌파하는 <사랑의 힘>!

 냐루코를 읽어봤다면 그저 스킨만 갈아낀, 오히려 리메이크 같은 느낌마저 들고.
 냐루코를 읽지 않았다고 해도 저 플롯 자체가 꽤 낡은 느낌이 난다.

 크게 모난 점은 없지만, 그랬기에 유난히 자가복제의 문제가 눈에 밟혔다.


 그래도 냐루코 시절보단 발전한 느낌이 없지는 않다.

 아이소라 만타 특유의 문체. 특유의 만담 전개방식은 꽤 개성적이다. 지극히 혼란스러운 개그, 어지러운 시추에이션이 난무하는데도, 이상하게 수월하게 읽히기는 읽히는, 그런 문체.

 본작은 아무래도 세월이 세월이니만큼, 냐루코 때보단 비교적 정돈되어있는 글이 선보여지고 있다. 물론 그때의 개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 읽어나갈 때마다 아 역시 아이소라 만타의 작품이구나, 하는 생각도 여전히 들지만. 개성을 죽이는 것도 안 좋다고 보는 필자로선 나쁘지 않았다.

 다만 문체가 냐루코 때보단 정돈되어있다곤 하지만. 특유의 단점도 좀 남아있긴 했다. 정신없는 코미디가 익숙하지 않다면 산만하다거나, 어지럽다거나 하는 느낌마저 들어, 여전히 호불호가 갈릴 지점일 것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호>에 가까웠다. 어지럽긴 했지만 그게 매력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글 자체는 상술했듯 잘 읽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단, 재미도 있긴 있었다.

 아이소라 만타 특유의 정신없는 개그, 환장할 것만 같은 짙은 농도의 패러디 개그.
 물론 냐루코 때는 조금 읽기 힘들 정도로 그 농도가 진했다면, 본작의 경우 냐루코 때보단 조금 절제한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완전히 쳐낸 느낌은 또 아니라. 적당히 재미있었다.

 스토리 자체가 주는 재미 또한 그러한 편이다. 낡고 자가복제의 느낌이 나는 플롯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들, 이미 한 번 입증된 플롯이긴 하기에. 익숙함을 제하고 본다면 볼만한 것이었다.
 달리 말하자면 그 익숙함 때문에, 마냥 좋게 볼 수는 없었다는 게 문제지만.


 그렇기에 본작에서 완전무결한 부분은 삽화 밖에 없었다.
 삽화의 퀄리티는 준수하다못해 굉장히 높다.

 화려하고, 예쁘고.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그 퀄리티가 내지의 흑백 일러스트에도 그대로 담겨있다. 으레 라이트노벨의 흑백 삽화의 경우, 표지 일러스트보다 힘을 빼는 경우가 다수임에도 불구. 꾸준히 눈을 즐겁게 해준다.

 카구야의 화려한 일러스트도, 지극히 중성적인 외모의 유타도. 주인공의 어머니인 시즈카조차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서비스씬의 아름다운 일러스트조차도.

 이 부분은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본작은 냐루코를 다분히 의식해서 쓴 자가복제 작품으로서.
 모든 것이 그리 엄청 나쁘지는 않았기에. 그 결점이 심히 아쉬워지는 작품.
 그리고 그 덕이라고나 해야 할지. 깔끔하게 정돈된 냐루코라고도 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재미있게 읽긴 했지만, 전작의 그림자가 너무 진하게 남아있었던 것이 패착.
 이러한 자가복제 요소를 제외하면 7점 정도의 평작. 모난 곳이 크지 않은 라노벨 수준이다.

 킬링타임용으로는 집어서 읽기에도 준수하고.
 아이소라 만타 특유의 감성을 좋아한다면, 그래도 좋아할 수 있는 작품.
 딱 그 정도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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