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노벨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작 - 모애모애 조선유학 [REVIEW]

모애모애 조선유학

저자

이지한

삽화

솜즈

장르

러브코미디, 퓨전 사극

출판사/레이블

디앤씨미디어 / 시드노벨

출간일

2014.08.11

총 페이지 수

352쪽

가격(정가)

6,800원



가슴이 크든 작든, 그런 건 상관 없어!

4장 中 


*종이책 단행본으로 읽었습니다.*


「공식 줄거리」


여성의 진정한 미(美)를 추구하는 유학(乳學)의 나라, 조선.
아름다운 가슴의 크기를 둘러싼 수많은 유학자들이 명멸했고
조선유학은 마침내 '거유'로 귀결되는 가슴 벅찬 시대를 맞이했다.
그 중심에 영의정 송시연이 고귀한 꽃처럼 피어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조선 최고의 거유인 그녀의 가슴,
아니 목숨을 노린 사건이 일어나는 초유의 상황 발생!
범인으로 지목당한 몰락한 양반가의 경소설 덕후 소년 노정민.
"아버지가 빈유파고 제가 덕후라서? 이건 아니잖아요?!"
자신의 결백과 가슴을 향한 조선유학의 아름다운 이상을 위해!
한 소년은 모험을 시작한다!

2013 시드노벨 대상공모전 대상 수상작.
가슴을 울리는 숨겨진 아름다움의 역사가 바로 여기 있다!



「목차」


0장
1장
2장
3장
4장
5장
6장
7장
8장
9장
10장
에필로그
작가 후기



「리뷰」



《별점》
[1/10]


 한국 라이트노벨의 대사건이라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시드노벨 리그베다 위키 사건
 세계 제일의 여동생님의 19세 지정 사건과 마루타 옹호
 중2병 데이즈의 괴벨스 찬양
 몬스패닉의 PV 표절과 일본판 참사
 던전 디펜스 표절 사건
 필자가 참가했던 2018 시드노벨 공모전의 없없없..

 사소한 것까지 끌어오면 갖은 작품들의 분서 사건도 있겠으나, 이상의 굵직한 것들과 나란히 하는 것이 바로 이 작품, 모애모애 조선유학이다.

 아무래도 위의 사건들이 전부 굵직하다보니, 살을 덧붙인 루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본작의 논란이 빛이 바랜 느낌도 나지만. 이쪽도 만만치는 않다. 후술하겠지만, 논란으로 덮인 게 오히려 본작에겐 포장과도 다름없다.


 일부 개념이 뒤틀린 것을 제외하면 우리가 아는 조선이 배경인 이 작품, 아주 조금만 조사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수많은 고증 오류는 둘째치고. 극초반부터 '로리', '키보드 배틀'이란 단어가 작렬한다.

 즉, 시대상에 전혀 맞지 않은 어휘의 사용.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단순한 단점이나 감점 요인 수준으로 넘어갈 부분이 아니다. 세세한 고증까지 전부 지키라는 건 결코 아니지만, 몰입을 위해선 최소한으로나마 지켜야 하는 선이 있는 법인데. 본작은 아예 놓아버린 수준으로 이를 끝까지 방치한다.

 하다못해 현대 어휘를 그럴듯하게 한자어처럼 꾸며서 말장난이라도 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선 화가 날 정도로 괘씸하기까지 하다. 이는 작품 전반에 걸쳐 필요 이상으로 남용되는 개그 씬과 시모네타와 함께 몰입감을 계속해서 깨부수는 본작 최악의 문제점이었으며,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려고 해도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대목.

 게다가 미문도 아니고, 글에 흡입력도 없는데, 문단 자체가 평균적으로 쓸데없이 두꺼워 읽는 것조차 피로하다는 단점까지 겹치니. 몇 번이고 책을 덮고 싶게 만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비주얼적인 면이 괜찮냐면 그것도 아니다.

 표지와 권두의 컬러 일러스트는 확실히 둥글둥글하니 귀여웠고, 퀄리티도 썩 나쁘지 않아 내지의 흑백 삽화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는데.. 그 기대는 무참히 배신당하고 말았다.

 이상하게도 흑백 일러스트의 퀄리티는 컬러와 달리 심히 떨어지는 편이다. 마지막 장면은 그나마 봐줄 만했으나, 초반부 노정민과 송시연의 스킨십 장면은 잠시 눈을 의심할 정도로 최악이라 오랜만에 눈살이 찌푸려진다. 작업 도중 무슨 사고라도 당하신 건 아닌지 진지하게 걱정이 될 정도로 퀄리티의 편차가 심각하다.

 동인 행사에 내놓는 회지보다도 퀄리티가 저열하단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러면 비주얼도 빼고, 스토리와 캐릭터만 보자면, 그것도 문제다.

 그 구성 역시 삐걱거린다. 메인 스토리 자체만 본다면 의외로 지극히 무난한 '라이트노벨'스러운 전개로, 스토리 라인만 따로 떼어 평가한다면 중간 이상의 점수도 가능했겠지만. 앞서 언급한 개그와 시모네타가 맥을 툭툭 끊어놓는 탓에 이야기가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반전 요소 역시 읽는 이에 따라 상당히 허무하게 느껴질 여지가 다분하니.
 좋게 봐줘도 평균 이하 정도인 스토리였다.


 캐릭터들의 경우에도 할 말이 많다.

 누가 봐도 1권 표지를 장식하며 메인 히로인처럼 나왔으나, 의외로 누가 봐도 메인 히로인 포지션은 아니었던 논란의 주인공인 송시연.
 누가 봐도 메인 히로인처럼 나오지도 않았는데, 의외로 누가 봐도 메인 히로인 포지션이었던 소민아.
 서비스씬 + 가끔 얼굴을 비추는 정도의 조연 캐릭터인 일지련.
 중후반부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지만 굳이 이 정도로 비중을 줘야 했나 싶었던 상하륜.

 그리고 독보적으로 정도 안 가고, 몰입도 안 되는 주인공인 노정민.

 하나하나 생각해보면, 전체적으로 좋은 캐릭터들은 아니었다.

 특히 연애 요소와 관련해선 더욱이. 대표적으론 송시연과 소민아, 두 히로인이 주인공을 향해 호감을 품게 되는 계기와 관련한 묘사의 부족이다. 다 읽고 나면 작중 내용을 빌려 억지로 끼워 맞출 수는 있겠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억지로 머리를 써서 해석하는 것뿐. 좋게 이해되는 느낌은 전혀 아니었다.

 가장 이야기가 많은 송시연의 경우엔 '조선 최고 거유 영의정'이라는 충격적인 칭호와 더불어, '천연'스러운 면모가 있으면서도 조금은 '영악'한 면모도 있는, 그런 캐릭터였다. 그것 자체가 나쁘진 않았지마는, 실존 인물의 모에화라는 자극적인 카드를 꺼낸 것인데 '이렇게 다루는 것이 최선이었나'라는 의문은 다 읽고 덮은 뒤에도 가시지 않는 부분이다.

 더불어 캐릭터 복장과 관련한 디자인의 고증 오류+왜색과 관련해선 딱히 지적하지는 않겠지만, 작중에서 밝혀지는 설정을 생각하면 사실상 불가능한 디자인이 하나 있다. 실제로 설정이 밝혀지는 파트에선 '그럼 이 디자인은 뭐지?' 싶은 생각밖에 안 드는데, 이것도 가벼운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하다못해, 재미라도 있느냐.

 물론 '조선 최고 거유 영의정'이라는 소재 자체가 주는 황당함이나, '유학(乳學)'이라는 설정을 진지하게 논하는 부분에서 비롯되는 웃음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은 했지만, '남용한 거치곤 재미가 없었던' 개그씬들의 경우도 그렇다. 어디까지나 '비중에 비하면'일 뿐. 그저 주인공의 독백으로 툭툭 튀어나오는 어처구니없는 단어들에 웃기려다가도 얼굴이 굳을 때가 좀 있을 뿐. 재미있는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재미가 '존재는 한다'는 수준일 뿐, 그 이상은 결코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본작을 둘러싼 논란들의 경우, 필자로선 너무 부풀려진 감이 있다고 느껴진다.

 물론 2020년대를 기점으로 서브컬처의 잣대, 인식과 다뤄지는 수위가 많이 달라진 것도 있지만.

 유학(儒學)을 패러디한 말장난, 실존 인물의 모에화 자체가 성역을 침범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과거 실존한 인물들을 다루는 대체역사물에서도 수위 높은 장면, 직접적인 성애 장면까지 다루는 경우가 파다한데. 이제 와서 보면 본작을 둘러싼 논란은 본인이란 설정도 아닌 패러디성 캐릭터에 과민반응한 감이 있어 보이는 것이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소재 그 자체보다 그것을 다루는 방식과 작품으로서 지닌 기본기 결여다.
 
 상술했듯 논란 자체가 아까운, 논란이 오히려 포장해주는 작품이며, 조금만 고쳐도 무난해질 수 있었음에도 이대로 세상에 나왔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당시 시드노벨 편집부가 제대로 기능을 한 것인지. 진지하게 의문이 드는 내용의 연속은.. 한숨만 나올 뿐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봐도 책장을 넘기기 망설여지고.
 조금이라도 진지하게 본다면 '왜 이걸 읽고 있나' 싶은 자괴감이 드는 작품.

 역대급 지뢰작. 다소 험하게 말하자면 장작 그 자체.
 그 경의를 담아 드리는 점수가 바로 저 1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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